About Me        
 
2008 돌아보기 | 삶의 기록 09/01/05 11:08  

인생이란 꿈(Dream)과 그것을 향한 노력(Effort)의 조합이기 보다, 꿈(Dream)과 계획되지 않은 행운(Unexpected Present)이 적절히 균형을 맞추어 가면서 형성되는 것 같다는 여친의 말이 많이 공감된 한 해였다. 물론 그런 행운들은 결국 노력(Effort) 속에서 찾아온다.

돌이켜 보니 그러하다. 계획하여 이룬 것도, 계획하였으나 이루지 못한 일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일들은 대개 질주하는 가운데 뜻밖에 찾아온 만남과 기회 속에서 만들어지곤 한다. 정교한 계획과 전략으로 방향을 설정하되, 많이 만나고, 보고, 듣고, 생각하며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 가면 그만이다.


계획하여 이룬 것. 계획하였으나 이루지 못한 것

2008년은 크게 3가지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였다. A와 B를 성사시켜 C를 달성하려는 것이었는데, C는 개인적인 것이라 밝히기가 어렵고, 나머지 둘은 각각 싱가포르 대회와 자원 여행 프로젝트이다.

싱가포르에서는 2년에 한 번, 국부 리콴유의 이름을 건 Global Business Plan Competition이 열린다. 대학에 입학하던 해부터 관심이 있어 준비를 해왔는데, 아쉽게도 Semi-Finalist에 머물고 말았다. 4년 전에는 예선에서 떨어졌으나 이번에는 준결승까지 올랐으니, 굳이 절반의 성공이라 해야 할지, 실패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원 여행은 지난 겨울 러시아 여행을 통해 '자원'이라는 개념에 눈을 뜨면서 기획한 6개월 간의 여행 프로젝트이다. 영상을 전공하는 용수와 팀을 이루어 자동차로 세계 최대의 자원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 최대 생산국인 중동 국가들, 자원은 없으나 정책과 기술로 미래를 준비하는 유럽 연합, 자원전쟁을 배경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돌아 보는 것이다. 여행 전, 중, 후 각 단계에서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였고, S모 그룹 등과 의미 있는 협의를 진전하였으나, $200을 바라보던 유가는 $35로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결국 결렬.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얻은 인연들이 소중하고, 하나의 계획을 흔들림 없이 반년 가량 추진해본 것은 뿌듯한 일이다.


계획하지 않았으나 얻은 것, 혹은 더 잘된 것

지난 한 해 나의 가장 큰 관심(Attention)을 소비하게 만든 건 C.STAGE 활동이다. 뛰어난 개개인들을 모아 놓아도 훌륭한 팀 워크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 Senior들의 리더십과 Junior들의 헌신이 환상적으로 조합되면서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스스로도 반신반의하며 대학생 컨설팅 팀을 조직하였으나, 중견 기업들의 신사업 기획을 비롯 해외 대학 유치를 위한 부동산 P/F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모임의 운영이 선순환 고리에 접어 들면서 높은 경쟁률 가운데 2기 멤버를 선발하였고, 지난 한 해가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대외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과 리더십의 승계, 시스템화가 과제가 될 것이다.

C.STAGE 정기 세션에 가는 길에 플래카드를 보고 응모한 Overture와 삼성전자 공모전에서 각각 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뜻밖의 수확이다. 삼성전자는 개발, 디자인, 기획 부문에서 소수 대학생을 선발하여 자사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는데, 이번 수상을 통해 삼성의 전략 부서 중 하나인 디자인 경영센터의 일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창업(Start-up)에 관심이 많아 대기업 경험이 별로 없던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

또 하나의 성과는 미국 법인 파견 기회이다. 2008년은 지난 3년 간의 병역특례 근무를 마감한 해로, 미국 실리콘밸리 법인에서 근무 하고 싶은 희망이 이루어져 San Jose에 나와 있다. 휴가를 이용해 다녀온 러시아일본 여행 또한 나의 시야를 한 단계 넓혀 주었음은 물론이고….


무형적인 것들, 돌아볼 것들. 그리고 2009년

이것 저것 나열하고 보니 거창해 보일지 모르지만, 하루를 100%로 살지 못했고, 잘못된 판단으로 투자에서 큰 돈을 잃었다. 늘어가는 어학에 대한 갈증에 비해 많은 노력을 들이지도 못하였다.

어쩌면 지난 한 해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것들은 현명한 여자 친구를 얻은 것과, 나의 생각이 조금 더 성숙한 것과 같이 무형적인 것들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오는 자신감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자신감을 다질 수 있는 한 해였다. 만약 사업을 하다 실패를 한다면 제도권으로 돌아가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이 컸는데, 뭘 해도 먹고는 살겠네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고, 여유가 생기니 역설적이게도 인생을 좀 더 긴 관점에서 보고, 계획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올 해는 3년 만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될 예정이다. 갑갑하기도 하지만 대학생이라는 Passport를 잘 활용하여 내공과 경험을 쌓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

10년 전, 꿈 많던 IT Kids에게 이곳 실리콘밸리의 풍경이 주는 설렘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시작이 좋은 한 해이니, 스물 여섯, 나의 2009년은 특히 Global Experience & Skill을 보완할 수 있는 해가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건강해야 하겠고….

Comments (14)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 15 | ◀ 이전 글 | 다음 글 ▶
 
 
 
       Search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19)
삶의 기록 (15)
차가운 이성 (58)
뜨거운 감성 (42)
동물적 감각 (4)
Recent Articles
2010 돌아보기 (18)
인터뷰 기사 (2)
크고 싶거든 (6)
압구정 오피스 (17)
트위터가 어려운 이유.. (25)
노 아웃 주자 만루 (8)
기회란 말이지 (5)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 (17)
프레젠테이션 철학 (24)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 (19)
Recent Comment
아주 훌륭 했어요. 감사
02/28 _ boyaci
오홋 간만에 글! 은은하니..
02/28 _ gmailseviltwin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
02/27 _ 비밀 댓글
안녕하세요 드리블 팔로우..
11/30 _ 김혁인
@채경민: 옙. 완전 반가워..
08/04 _ 이지만


TOTAL : 485530
TODAY : 20
YESTERDAY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