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세상이 합리적으로 흘러간다 해도 본능적으로 인간은 감각의 힘에 항상 굴복하게 되어 있다. 어떤 이들은 인간의 판단력이 이성과 감성 두 가지에 의해 좌우된다고도 하지만 <향수>의 배경은 그런 측면에서 분명히 이성과 감정을 마비시키는 감각에 대한 영화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복잡한 일을 맞닥뜨리거나,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순간적으로 솟아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순간은 2초 정도로, 아주 짧지만 강력하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불과 몇 초 동안 이루어지는 본능적 판단이나 인식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하지만 꼭 그럴까?
" 남자와 여자가 왜 끌리는지 생각해본 적 있어? "
" 서로의 공기에 끌리는 거겠지. 그 사람만이 갖는 독특한 기운, 그런 동물적인 걸 난 믿어 "
- 영화 <도쿄타워> 중에서
" 지만아, 가만 생각해보렴.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복잡하고 찝찝한 느낌이 들 때, 지나고 보면 너의 그 느낌들이 대부분 맞지 않았었니. "
- 모 교수님과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