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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마음에 드는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영화 <매란방>은 재능을 가진 중국 경극 배우의 삶을 그린 이야기로, 재미있는 줄거리 보다 주인공 내면의 갈등이나 인간적인 고뇌를 섬세하게 그린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게 딱 인 영화였지요.
회사에서 학교로, 3년 만에 삶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저에게 가장 와 닿은 것은 바로 이 장면입니다.
매란방의 연기가 정점에 오르고, 인기를 얻자 매력적인 한 여인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둘은 곧 사랑에 빠지게 되지요. 이 때, 매니저 격 되는 이가 여인을 몰래 만납니다. 그리고 묻지요. '네가 매란방 내면의 외로움을 이해하느냐'고, 그리고 그 외로움을 앗아간다면 더 이상 매란방은 존재하지 않으니, 진정 사랑한다면 떠나 달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돌아 보면, 어린 시절의 저는 그런 외로움을 잘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저의 에너지의 원천이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친구가 생기고, 연인이 생기면서, 사람들 속에 둘러 쌓여 왁자지껄한 즐거움을 얻은 대신, 외로움을 버린 대가로 나다움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 Stephen 형 에게 쓴 메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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